터널 비전(Tunnel Vision) ― 환자의 진짜 Pain Point를 해결하기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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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9, 2024
터널 비전(Tunnel Vision) ― 환자의 진짜 Pain Point를 해결하기
터널 비전(Tunnel Vision)은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주변은 잘 안 보이고 앞만 보이는 현상처럼, 시야에서 주변이 보이지 않고 가운데만 보이는 시야를 뜻하는 의학 용어입니다. 시야가 좁아져 현상을 넓게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을 빗대어 말하곤 하는데요.
 
의료 현장에서의 경우 하나의 검사에서 최종적인 임상적 판단을 내리거나, 특정 병변이나 영상 소견 등에 집중해 다른 중요한 힌트를 놓치는 것을 터널 비전의 예시로 볼 수 있겠습니다.
 

OTIS 엘리베이터의 ‘Out of Box’ 사례

1853년 미국에서는 고층 빌딩 열풍이 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현대적인 엘리베이터를 발명한 OTIS사의 경우 고층 빌딩 붐에 따라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그와 동시에 고객들의 불만도 늘어갔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문제 제기였는데요.
 
OTIS는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당시의 기술력으로 속도를 더 빠르게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OTIS의 직원들이 현장에서 이용자들을 관찰한 결과, 고층으로 올라갈 때 밀폐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다고 느꼈고, 이는 이용자가 지루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OTIS는 이에 당장 개선이 어려운 속도 향상보다, ‘이용자가 어떻게 하면 지루하게 느끼지 않을까?’ 라는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OTIS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달면 자신의 모습을 체크하며 그 안에서의 시간을 지루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한 곳에 시범적으로 거울을 설치하며 이용자의 반응을 확인했고, 오늘날 우리는 어떤 엘리베이터에서나 거울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의 혁신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고객의 진짜 페인 포인트를 파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환자가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하라

병·의원 경영에서도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병원들은 지금의 위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객이 진짜 원하지 않는 것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척추 수술 전문 병원들은 경쟁적으로 새로운 술기들을 개발했습니다. 최소 절개, 빠른 회복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경쟁하는 동안, 고도일병원 등 비수술 치료를 통해 척추 질환을 치료하는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환자들이 병원에 오는 근본 이유는 허리가 아파서인데, 환자는 무조건 수술을 받기 위해 온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기술과 술기 경쟁에 매몰되어버렸고, 결국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쟁자에게 시장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부과에 방문하는 대부분의 환자는 리쥬란 등 특정 시술을 받기 위해 올까요, 본인의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올까요? 한의원에 방문하는 환자는 침을 맞기 위해 올까요,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올까요?
 
고객의 근본적 문제에 집중하면 그것을 해결하는 솔루션은 180도 전혀 달라질 수 있고, 우리 병원만의 독점적 해자(Moat)를 구축할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터널 비전에 빠진다면 무리한 무한 경쟁에 빠지고, 가격 경쟁에 시달리다 신규 개원한 경쟁 병원에 환자를 빼앗겨버리기 십상입니다. 더 넓은 시야에서 우리 병원 고객들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관찰해보세요. 결국 환자에게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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